1. 척박한 대한민국 IT 개발자의 삶에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인터넷폭발과 더불어 웹을 접한지 십수년이 흘렀다. 1994년 처음 인터넷을 접하고 현재까지 웹디자인과 웹개발을 경험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좋아하는 일을 쫒아왔다. 그러면서 경험한 IT업계에서 업계종사자의 현실은 지적호기심과 엔지니어로서의 감수성이 풍부한 이들이 버텨내기에는 참으로 척박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지식노동자를 육체노동자로 평가하는 사회의 시스템이다. 무엇을 만들었냐 보다 몇시간을 일했느냐. 얼마나 창조적인 것을 만들었냐 보다는 경력 몇년차가 만들었냐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시스템이 그 주범이라고 생각한다.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어 아무리 히트를 쳐도 경력 3년차이면 얼마, 경력 10년차이면 얼마 이렇게 저작권료가 달리 매겨진다면 과연 이걸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런데 이런 비상식이 IT 업계에서는 소프트웨어 표준 노임단가제라는 이름으로 자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스템이 무엇이 문제인가?
바로 이 시스템으로 인해 우리 개발자들은 그토록 원하지 않는 야근을 밥먹듯이 해야하고 월화수목금금금 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견적을 넣을때 소프트웨어 표준 노임단가제가 견적의 최상한선이 되어 버린다. 자사가 만든 제품의 탁월함이나 창조성은 전혀 어필할 수가 없고 소프트웨어 표준 노임단가제의 마지노선에 견적을 맞춰넣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공공연하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게 되냐면 예를 들어 5명이 해야할 일을 3명이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적은 인원이 많은 일을 해야만 겨우 회사가 운영이 가능한 수익이 돌아올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인 것이다. 그래서 개발자들은 그 업무량을 맞추기 위해 야근은 필수가 되버리는 것이다. (갑을병정 이야기까지 하면 너무 우울하니 여기서 논외로 하겠다)
이 시스템으로 인한 또다른 문제는 개발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중 시킨다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개발자는 30대 중반만 되면 코딩을 접고 팀장이나 PM으로서 관리업무를 암묵적으로 부여 받게 된다. 본인이 개발업무를 지속시키고 싶어도 나이든 개발자가 가야할 곳이 많지 않는 곳이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그 이유는 소프트웨어 경영자의 입장에서는 경력이 많은 사람은 곧 인건비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인건비가 높은 사람이 개발을 하고 있는 것보다는 초급 개발자를 뽑아서 개발을 시키고 그 사람에게 여러 프로젝트의 관리 업무를 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인 것이다. 그래서 나이든 개발자는 관리업무와 코딩사이에 고민하다 퇴사를 하거나 울며 겨자먹기로 관리업무를 담당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업계가 질적으로 성장할 수 없는 결정적 이유
그래서 나이든 개발자는 코딩업무에서 손을 떼고 관리업무를 몇년하게되는데 그렇게 되면서 그의 전문성은 점차 퇴색되게 되고 그의 커리어도 점차 불투명해 지는 것이다. 대부분의 직종이 한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하면서 자신의 전문성을 갈고닦고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연장해 나가게 되는 데 우리나라 개발자들은 30대 후반이 되면 미래에 대한 큰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 그래서 치킨집을 차린다는둥 IT 업계를 떠난다는등의 자조섞인 목소리들이 드리게 되는 것이다. IT 업계에 10년 이상 15년 가량 근무한 베테랑들은 갈곳을 못찾고 이 업계를 떠나야 하는 상황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이다. 선배들이 가진 지식이 후배들에게 전달되어 축적되지 못하고 그대로 증발되어 버리는 상황이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계에는 늘 초급개발자만이 넘쳐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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