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의 플래시 미지원 정책에 관한 논쟁이 점차 점입가경이다.
스티브 잡스가 플래시에 대한 자신의 장문의 생각을 애플 홈페이지에 게재하는가 하면 어도비도 이에 질세라 창업자들을 내세워 사용자의 선택을 존중해 줄것을 요청하는 장문의 글을 홈페이지에 개제하였다. 그리고 다소 비굴하다고도 볼 수 있는 We Love Apple 이라는 전면광고까지 신문에 게재하는등. 애플과 어도비간의 플래시 공방은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중 대단히 흥미로운 점은 스티브잡스가 플래시의 대안으로 HTML5 와 웹표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애플은 전통적으로 웹에 강한 회사도 아니었고 웹에 그다지 신경을 쓰는 회사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1998년 부터 2003년 초까지 애플은 변변한 브라우저도 없이 Microsoft 와 공동으로 제작한 IE for Mac 을 기본 브라우저로 사용하였으며 2003년 등장한 사파리 브라우저는 파이어폭스나 오페라에 비해서 훌륭한 브라우저라 불리기 힘든 점이 많았다.
IE for Mac
특히나 한국의 맥 사용자들은 사파리 브라우저의 성능이 떨어져 한국 웹사이트들의 페이지가 깨지거나 로그인이 안되는 등의 문제를 많이 겪어 파이어폭스나 오페라를 메인 브라우저로 사용하곤 했다.
그랬던 애플이 2009년 Safari 4의 등장부터 완전히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오페라와 ACID3 100점 만점 지원 경쟁을 통해 신경전을 벌이는 가 하면 최근 발표된 Safari 5 내용에서는 HTML5 지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서고 있다. 실제로 애플의 사파리는 구글 크롬과 더불어 웹표준 스펙을 가장 빨리 지원하며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때마다 엄청나게 향상된 속도를 선보이며 웹브라우저 벤더들의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Steve Jobs @ WWDC 2010
도대체 무엇이 애플을 이렇게 변화시킨 것인가?
HTML5 Video 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HTML5 Video 는 2007년에 등장하였다는 점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왜냐하면 플래시 비디오가 데스크탑 환경에서 웹비디오 서비스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마당에 굳이 HTML5 Video 로 변환해야할 시장의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데스크탑 컴퓨터에서 YouTube와 같은 비디오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있어 사용자, 구글과 같은 서비스 제공자, 웹브라우저 벤더 누구도 굳이 HTML5 video 를 적극 지지하고 나설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랬던 HTML5 Video 가 2009년 하반기 부터 주목을 받더니 2010년에는 그 발전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가속되고 있다. 구글이 YouTube 서비스의 HTML5 비디오 지원을 천명하자 후발 비디오 서비스 업체들이 따르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플래시 기술을 직접적으로 비난하며 이런 분위기를 가열시키고 있으며 브라우저 벤더들은 새로운 버전을 내놓을때마다 HTML5 Video 및 최신 스펙들을 반영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모바일, 디바이스 환경에서 플래시 비디오가 더이상 웹상에서의 비디오 전달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화두는 스마트 폰이며 그 중심에 아이폰이 있다. 당장 아이폰에서 플래시 미지원으로 플래시 비디오는 동작하지 않는다. 아이패드도 마찬가지. 사람들은 스티브 잡스가 보이는 집착에 가까운 플래시 기피증을 보며 쫌생이니 소인배니 라는 말들을 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플래시를 아이폰에 적용시키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일까?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플래시 플러그인은 이미 Windows Mobile, LiMo, Android 및 Embedded Device 에 모두 포팅되어 잘 돌아가고 있다. 물론 하드웨어 사양을 많이 점유한다는 문제는 있지만 이것이 플래시를 지원 안할 정도의 이유는 아닌 것이다.
무엇이 스티브잡스가 플래시를 기피하게 만드는 것일까?
스티브 잡스의 플래시 기피에 대한 궁극적인 이유를 이해하려면 애플이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지를 보면 알수가 있다.
Roadmap of Apple
보이는 가? 애플의 사업영역이 어디를 향해 확장해 나아가고 있는지? 애플은 가전시장을 향해 점차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출시하고 여기에서 그칠 것이라면 애플은 얼마든지 플래시를 지원할 수 있다. 아이폰, 아이패드와 같은 성능좋은 하드웨어에 플래시 포팅하는 것은 일도아니다. 그보다 못한 디바이스들에도 이미 플래시 플러그인은 동작하고 있다. 이것은 기술적 이유가 아닌 정책적 이유인것이다. 지금 애플이 플래시를 허용하고 지원해 준다면 아이폰, 아이패드를 대상으로 하는 웹 컨텐츠 제작자들은 여전히 플래시를 사용하여 웹컨텐츠를 제작할 것이다.
모바일과 다비이스 환경에서의 인터넷이 꽃피려는 지금 플래시의 확산을 저지해야만이 차후에 만들게 될 애플의 또다른 가전기기에서 웹컨텐츠의 호환성에 문제가 없게 되는 것이다. 웹표준을 통한 컨텐츠의 제작이야말로 Cross Device 에서의 컨텐츠 호환성을 보장해 줄 수 있다는 점을 애플을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HTML5 Web Standard Showcase 와 같은 것을 만들면서까지 웹표준을 확산시키는데 열과 성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패드는 애플이 만드는 가정용 가전제품중 첫번째에 불과
즉 아이패드는 애플이 만드는 가정용 가전제품중 첫번째에 불과한 것이며 수 많은 애플표 가전기기가 향후 출시될 것이다.
그래서 스티브잡스가 소인배라는 말을 들어서면서까지 플래시 지원을 거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향후 생산하게 될 수많은 다양한 가전기기에서 플러그인 기술을 지원한다는 것은 애플로서도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것이며 산업전체로도 이것은 모바일, 디바이스 인터넷 확산을 더디게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애플은 플러그인 기술과 진검승부를 벌여 웹상에서 플러그인 기술을 몰아내려고 하고 있으며 구글도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의 플래시 지원정책은 아이폰과 대립각을 세우기 위한 미봉책에 불과하며 구글의 웹표준 지원행보를 보면 구글도 플래시의 미래에 대해 밝게 내다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가전업체는 스티브잡스의 플래시 미지원 정책이 갖는 숨은 의미에 주목하여야 한다. 그리고 애플, 구글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이 왜 이렇게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며 웹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다가오는 가전시장마저 애플, 구글에 수모를 겪지 않으려면 우리 가전 산업전체는 웹표준과 HTML5 와 같은 최신 웹트렌드에 긴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이를 제품 로드맵에 반영시켜는 능동적인 전략수립이 시급하다.
http://webdevmobi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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